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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사이언스

치매와 APOE 4/4와의 관련성

by House of mypendant 2025. 9. 15.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발병 위험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그중에서도 APOE 4/4 유전자형은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POE는 지질 대사와 뇌 신경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며, ε2, ε3, ε4 세 가지 주요 대립유전자가 존재합니다. 특히 ε4 대립유전자를 두 개 모두 가진 APOE 4/4 보유자는 치매 발생 확률이 크게 높아지며, 발병 연령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치매와 APOE 4/4의 연관성, 주요 연구 결과, 발병 메커니즘, 생활 관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치매와 APOE 유전자
Wikimedia Commons / Ajpolino (CC0) — ApoE 22k fragment 2001.png

APOE 유전자와 그 기능

APOE(Apolipoprotein E)는 간과 뇌에서 주로 발현되며, 콜레스테롤과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입니다. 이 단백질은 신경세포막의 회복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뇌 속 지질 운반과 노폐물 처리에도 관여합니다. APOE 유전자에는 ε2, ε3, ε4 세 가지 변이가 있는데, 일반 인구에서 가장 흔한 것은 ε3이며, ε2는 치매 위험을 낮추는 보호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ε4는 알츠하이머병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특히 APOE 4/4와 같이 두 개의 ε4 대립유전자를 가진 경우 가장 높은 발병 위험을 보입니다. Corder 등(1993)의 연구에서는 ε4 사본이 많을수록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보고했습니다.

APOE 4/4와 알츠하이머병 위험

APOE 4/4 보유자는 한 개만 가진 사람(3/4)보다도 훨씬 더 높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지니며, 발병 연령 또한 평균적으로 앞당겨집니다. Farrer 등(1997)이 수행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APOE 4/4 보유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일반 인구에 비해 최대 12배 이상 높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여성에서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APOE 4/4는 치매 발병의 가장 중요한 예측 인자로 간주되며, 조기 진단 및 예방 전략 연구에서 반드시 고려되는 유전자형입니다.

APOE 4/4가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

APOE 4/4 보유자가 치매에 더 취약한 이유는 여러 분자적·생리적 요인에 의해 설명됩니다. 첫째, APOE ε4 단백질은 아밀로이드-베타의 제거 효율이 떨어져 뇌 속에 이 단백질이 더 쉽게 축적됩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병리학적 특징입니다. 둘째, APOE 4/4는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와 신경섬유 얽힘(neurofibrillary tangle)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셋째, 뇌혈관 장벽의 투과성이 증가하여 신경 염증 반응이 강화되는 것도 기전 중 하나입니다. Mahley와 Huang(2012)은 APOE ε4가 신경세포의 회복 능력을 저해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APOE 4/4와 발병 연령

APOE 4/4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연령에도 영향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는 65세 이후 발병률이 증가하지만, APOE 4/4 보유자는 60대 초반, 심지어 50대 후반에도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Roses(1996)의 연구는 APOE 4/4 보유자의 평균 발병 연령이 68세로, ε3/3 보유자의 평균 발병 연령인 84세보다 크게 낮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위험 증가뿐만 아니라 발병 시점에도 차이를 만들어 치매 예방 연구에서 APOE 4/4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APOE 4/4와 성별 차이

성별에 따른 APOE 4/4의 영향 차이도 주목할 만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 APOE 4/4 보유자가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되었습니다. Neurology 저널에 발표된 Altmann 등(2014)의 연구에서는 여성에서 ε4 보유가 발병 확률을 더 높이고 발병 속도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호르몬 요인, 특히 에스트로겐 감소가 APOE ε4와 상호작용하여 위험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 APOE 4/4 보유자는 더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과 예방 전략

APOE 4/4를 가진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가 발병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습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처럼 과일, 채소, 견과류, 올리브 오일, 생선을 중심으로 한 식습관은 APOE 4/4 보유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Scarmeas et al., 2006). 또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뇌혈류 개선과 신경세포 건강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깊은 서파수면은 글림프 시스템을 통해 뇌 속 노폐물과 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하는 데 기여합니다.

APOE 4/4의 임상적 활용과 미래 연구

현재 APOE 유전자 검사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지만, 진단 도구로는 단독 활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유전자형에 따라 맞춤형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정밀의학적 접근에서 중요한 정보로 쓰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APOE ε4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그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약물 개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Liu 등(2013)은 APOE ε4 단백질의 구조적 불안정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치료제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연구가 발전하면 APOE 4/4 보유자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