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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사이언스

뇌에서 도파민이 너무 적게 혹은 너무 많이 분비되면 어떤 질환이 발생하는가?

by House of mypendant 2025. 9. 19.

도파민은 뇌에서 보상과 동기, 운동을 조절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입니다. 그러나 너무 적게 분비되면 파킨슨병과 우울증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조현병, 중독, 충동조절장애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연구와 논문을 토대로 도파민 불균형이 뇌와 신경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도파민과 신경세포의 기본 작용

도파민은 중뇌 복측피개영역(VTA)과 흑질(substantia nigra)에서 주로 생성되어 선조체, 전두엽, 변연계 등으로 전달됩니다. 특히 보상회로에서 도파민은 쾌락과 동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 가소성을 조절합니다. Grace(1991)는 도파민 뉴런의 발화 패턴이 뇌의 학습과 강화 신호로 작용함을 동물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도파민이 적절히 분비되면 신경세포는 새로운 경험을 학습하고 기억에 저장할 수 있으나, 분비량의 불균형은 이러한 신경망의 안정성을 무너뜨려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집니다.

도파민과 파킨슨병, 중독, 조현병, 뚜렛증후군

도파민 부족과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의 대표적 질환입니다. 특히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파괴되면서 운동 기능이 저하됩니다. Hornykiewicz(1963)는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도파민 농도가 극적으로 감소해 있음을 발견하여 병리학적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떨림, 근육 강직, 운동 느려짐을 겪게 되며, 신경세포의 퇴행은 회복이 어렵습니다. 레보도파(L-DOPA) 치료는 도파민 전구체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효과가 입증되었지만, 장기 투여 시 이상운동증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도파민 저하와 우울증

도파민은 보상과 동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그 감소는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Nestler & Carlezon(2006)은 만성 스트레스가 도파민 경로를 억제하여 무쾌감(anhedonia)과 동기 결핍을 유발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전두엽의 도파민 활성 저하는 의욕 상실, 집중력 저하, 사회적 위축으로 이어지며, 이는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의 뇌 영상 연구에서도 확인됩니다. 항우울제 중 일부는 세로토닌뿐 아니라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나타냅니다.

도파민 과잉과 조현병

도파민이 지나치게 많을 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은 조현병입니다. Carlsson & Lindqvist(1963)는 도파민 과잉이 환각과 망상을 유발한다는 ‘도파민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중뇌-변연계 경로에서의 과도한 도파민 분비는 비현실적 신념과 환각 경험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뇌영상 연구에서도 조현병 환자의 선조체에서 도파민 합성이 증가한 사실이 PET 스캔으로 입증되었습니다(Howes et al., 2009). 항정신병 약물은 도파민 D2 수용체를 차단하여 증상을 완화합니다.

도파민과 뚜렛증후군

뚜렛증후군은 반복적이고 불수의적인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나타나는 신경정신과적 질환으로, 도파민 과도 분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Basal ganglia(기저핵) 회로의 도파민 신경전달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운동 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틱 증상이 발현된다고 설명됩니다. Singer(2005)는 신경영상 연구를 통해 뚜렛증후군 환자들의 선조체에서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높게 나타나며, 이는 과민한 도파민 반응성이 틱을 강화한다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Tierney et al.(2016)의 연구에서는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항정신병 약물이 틱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뚜렛증후군은 도파민의 과도한 분비와 신경세포 과흥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현재 치료 접근 역시 도파민 경로 조절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도파민 불균형과 중독

도파민은 뇌의 보상회로를 통해 학습과 습관을 강화합니다. 그러나 약물이나 도박, 인터넷 같은 중독 행위는 비정상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여 뇌를 반복적 행동에 고착시킵니다. Volkow et al.(2004)은 코카인, 알코올, 니코틴 사용자가 정상인보다 도파민 수용체 밀도가 감소해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는 뇌가 쾌락 자극에 둔감해져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따라서 중독은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닌, 도파민 신경세포의 병리적 적응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파민 조절 이상과 충동조절장애

도파민 치료제는 때때로 충동조절장애를 유발합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되는 도파민 작용제(agonist)는 일부에서 도박, 과소비, 과도한 성적 행동 같은 문제가 발생시킵니다. Voon et al.(2006)의 연구에서는 파킨슨 환자의 약 13%가 이런 충동조절장애를 경험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도파민이 단순히 운동 조절뿐 아니라 보상과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도파민 균형 유지의 중요성과 연구 전망

도파민의 부족과 과잉은 모두 심각한 신경정신 질환으로 이어지므로, 뇌는 정교한 피드백 메커니즘을 통해 균형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유전적 소인, 환경적 스트레스, 노화 과정은 이 균형을 흔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파민 신경회로의 세부 영역을 표적화한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뇌 자극법이나 신경조절 장치가 임상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Grace(2016)는 뇌의 도파민 발화 리듬을 세밀히 조절하는 기술이 미래 정신의학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